선미가 돌아왔습니다! <Good Girl Gone Mad>의 두 번째 투어를 성황리에 마치고, 긴 준비 과정을 거쳐 매혹적인 새 싱글 앨범으로 오랜만에 엠카운트다운을 찾았습니다. 낯선 사람과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처럼 음악도 리듬, 템포, 무드가 계속해서 변하며 생경한 매력으로 선미에게 눈을 뗄 수 없게 만듭니다. 음악으로 듣는 재미를, 라이브 무대로 보는 재미를, 그리고 인터뷰로 읽는 재미를 더할 31살의 고민하는 아티스트, 선미의 [STRANGER]를 엠카운트다운 매거진에서 만나보세요.
정말 오랜만의 컴백입니다. 먼저 엠카운트다운 매거진 독자와 팬분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STRANGER]로 돌아온 선미입니다!
1년 4개월만에 돌아오셨어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 궁금합니다.
두 번째 월드투어 <Good Girl Gone Mad>를 마쳤습니다. 감사하게도 많은 팬분들이 와주셨고 꿈같았던 기억을 많이 만들었습니다.
쉬거나, 혹은 작업하는 동안 자주 듣던 음악이 있나요? 영화나, 드라마도 좋습니다.
생각이 많아지는 시청물보다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를 좋아해요. <어벤져스> 시리즈나 <극한직업>처럼요. 그래서 봤던 걸 다시 돌려 보곤 했습니다. 쉬는 동안에는 JVKE의 ‘golden hour’ 라는 노래에 꽂혀서 많이 들었습니다.
휴식기가 길었던 만큼 고민을 한 흔적이 많이 보입니다. 이번 타이틀곡 ‘STRANGER’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려요.
‘STRANGER’는 낯선 사람과 사랑에 빠진 이야기를 담은 곡입니다. 리듬과 템포의 변화가 자주 일어나고, 이에 따라 무드의 전환도 계속 이뤄져요. 그래서 듣는 재미와 보는 재미가 동시에 있습니다.
타이틀 ‘STRANGER’와 더불어 ‘Calm myself’, ‘덕질 (Call my name)’이 함께 수록되었어요. 수가 많지 않으니 곡별 설명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Calm myself’는 멜로디의 드라마틱한 전개가 인상적인 올드 록 스타일 곡이에요. 무엇에 의지하며 안정을 찾으려 하지 않고, 이제는 스스로를 다독이며 차 한 잔 만으로도 충분히 편안해질 수 있는, 조금 더 건강한 마음을 가지게 된 제 이야기를 풀어봤습니다.
‘덕질 (Call my name)’은 ‘미야네’(선미 팬덤)가 늘 저에게 해주던 말을 제가 팬의 입장이 돼서 미야네에게도 말해주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시작된 곡이에요. 사실 ‘덕질’이라는 제목만 빼면 가사는 상냥한 사랑 노래입니다. 만들면서 덕질과 사랑의 뉘앙스가 비슷한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습니다.
유독 ‘덕질’이라는 단어가 눈에 띕니다. 원더걸스 시절부터 누군가에게는 덕질의 존재였고, 최근에는 ‘스스로를 덕질하자’라는 말을 늘 해왔다고 밝힌 바 있죠. 이번 작품에도 담은 ‘덕질’이란 선미에게 무슨 의미인가요.
좋은 모습이든 나쁜 모습이든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것. 끊임없이 궁금해하고 파헤치고 밑바닥까지 가보는 것. 그리고 온전히 인지하고 수용하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앨범 크레딧을 보면 작사, 작곡에 프로듀싱까지 전부 직접 하셨는데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음악적으로 자유로워진 만큼 힘든 점은 없었나요?
사실 음악을 만들 때 힘들다는 감정을 느끼진 않아요. 오히려 재밌습니다. 배우에게 필모그래피가 쌓이듯 선미의 디스코그래피가 쌓여가는 게 정말 뿌듯합니다. 음악을 만들 때 어떤 이야기를 할지 고민하는 그런 과정들에서 아직은 설레는 감정이 더 큰 것 같습니다.
작사, 혹은 작곡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이 이야기를 어떤 장르에 어떤 캐릭터로 풀어낼지를 제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낯선 사람’이라는 뜻처럼 ‘STRANGER’도 굉장히 낯선 음악 같아요. Muse의 ‘Resistance’에서 들리던 의미심장함부터 The Weeknd와 Billie Eilish 느낌까지, 심지어는 레게 리듬도 나옵니다. 계속해서 변하는 게 믹스팝 같기도 한데 작업 과정이 궁금합니다.
만드는 과정 자체는 되게 단순했습니다. 인트로를 생각해 내고, 뒤에 이런 리듬과 이런 사운드가 나오면 재밌겠다고 생각한 것들이 머릿속에서 마치 한 곡처럼 그려졌습니다. 그리고 FRANTS 프로듀서에게도 이걸 들려줬는데, 프로듀서도 흥미를 느끼고 아이디어를 내며 이 노래를 완성하는 데에 최선을 다해줬습니다. 우리는 분명히 모험인 걸 알았지만 이 각기 다른 발상들이 '음산함'이라는 하나의 무드로 잘 버무려졌습니다.
구성면에서는 독특한 반면 보컬은 힘을 쭉 빼고 부른 듯 굉장히 담백합니다. 반주와 보컬의 극적인 차이를 의도하신 건가요?
맞아요! 결국에 이 노래가 조화로울 수 있는 이유는 슴슴한 듯한 감정의 발현이 극적이지 않은 제 보컬에 있는 것 같습니다.
노래가 듣기 편한 덕분에 선미의 이야기에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고충이 많아요. 어떻게 하면 듣기에 편하면서도 퍼포먼스에 힘이 실릴 수 있을지 하루하루가 고민입니다.
음악에서도 느껴지던 핼러윈의 묘한 분위기가 뮤직비디오에서도 드러납니다. 뉘앙스는 아주 다르지만 ‘보름달 (Feat. Lena)’의 뮤직비디오가 떠오르기도 하는데 강조하고 싶었던 이미지가 있을까요?
퍼포먼스는 어딘가 음산하고 기괴하지만, 그렇다고 또 무겁진 않은 그림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뮤직비디오에서는 더 나아가 아티스트 선미의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진지하지만 또 어딘가는 엉뚱한? 그게 바로 저인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는 김완선, 이효리 등이 나온 <댄스가수 유랑단>이 화제였습니다. 같은 댄스 가수로서 선후배들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을 것 같아요. 선미의 과거와 미래가 동시에 비춰 보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세대를 대표하는 여자 솔로 아티스트들의 깊은 유대감이 느껴졌습니다. 덕분에 많은 공감을 하면서 시청했습니다. 저도 먼 미래에는 ‘아티스트’ 선미의 발자취와 순간들을 멋들어지게 전시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STRANGER’ 안무의 매력 포인트와 킬링 파트가 궁금합니다!
박쥐를 형상화한 동작들이 곡의 음산한 느낌을 극대화해 주는 것 같아요. 박쥐가 거꾸로 매달린 듯한 손 모양을 하고, 눈만 겨우 보이면서 성큼성큼 끊어지듯이 앞으로 나가는 동작과 날아오는 박쥐 떼에 갇혀서 온몸을 털어내는 듯한 파트가 매력 포인트입니다!
앞으로 ‘선미’라는 아티스트는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싶나요?
어떤 이야기를 하는 가수가 되어야지라는 생각은 안 했어요. 27살 늦여름의 선미는 자유로운 날라리가 되고 싶은 마음을 노래했고, 28살 여름의 선미는 한여름 밤의 꿈이 아니었으면 하는 사랑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31살 가을의 선미는 한 번도 마주한 적 없는 사람과 사랑에 빠지는 얼토당토않은 얘기를 하고 있죠. 다음엔 저도 제가 무슨 이야기를 할지 궁금한 사람 중의 하나입니다.
팬덤인 ‘미야네’ 친구들에게도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드려요.
미야네 쨔앙해! 귀엽자고. 오래 오래. 함께. 나만 믿고 따라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