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9일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멤버 연준(YEONJUN)의 첫 번째 솔로작 ‘GGUM’이 발매됐다. 보다 며칠 앞서 한 드라마 OST에 단독으로 참여했던 것에 연이은 홀로서기다. 2019년 데뷔 이후 그룹 활동에만 집중했던 그가 팀에서 처음으로 개인 활동을 시작, 완성도 높은 스타트를 끊었다.
눈여겨 볼 것은 그의 첫 작품이 믹스테이프(Mixtape)로 공개되었다는 점이다. 믹스테이프는 과거 DJ나 아티스트가 여러 곡을 모아서 테이프에 녹음한 것을 뜻했지만, 현재는 뮤지션이 자신의 자작곡이나 리믹스곡을 묶어 발표하는 비공식적인 음반에 더 가깝다.
단, 최근에는 믹스테이프임에도 앨범처럼 정식 발매하는 경우가 많아 일반적인 작품들과 그 차이점을 구별하기에 애매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믹스테이프라는 호칭이 붙었을 때는 이를 상업적인 목적보다는 자유로운 음악적 실험과 내밀한 메시지 전달 등에 더 초점 맞춘 작업물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더 쉽다.
K팝 신에서 믹스테이프는 아이돌이 자신의 음악 활동을 펼치는 하나의 활로로 긴 시간 자리 잡아 왔다. 예를 들어, 방탄소년단의 리더 RM(알엠)은 2015년 첫 번째 믹스테이프 [RM]을 발매, 음악에 대한 열정, 내면적 갈등 등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이후 그는 2018년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분위기를 담은 두 번째 믹스테이프 [mono.]를 통해 평단과 대중의 찬사를 동시에 얻었다. 이 외에도 몬스타엑스(MONSTA X)의 주헌, GOT7(갓세븐)의 잭슨(Jackson Wang) 등이 믹스테이프를 통해 음악적 커리어를 넓혔다.
연준(YEONJUN) 역시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힙합 장르가 결합된 이번 믹스테이프를 통해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에서 강조 하지 않았던 새로운 면모를 부각한다. 한마디로 세고 강한 음악을 들고나왔다. 낮은 음의 피아노 사운드와 하이톤의 코러스를 교차하며 독특한 질감을 뽑아내고, 그 사이 ‘껌’이라는 일상적인 소재를 활용해 꿈을 이루기 위한 끈기와 자신감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과감한 가사 표현이 돋보인다. 한 인터뷰에서 “스케줄 이동 중 껌을 씹다가 떠올린 표현”이라고 스스로 밝힌 것처럼 노래에는 일상적이나 인상적인 문장들이 즐비하다. “Yeah I make it chewy like 껌 질겅”, “단물 빠질 일 없어”, “귀에 착붙 this song 못 떼어내” 등의 가사는 요새 말로 힙하고 스웨그 넘치는 에너지를 가짐과 동시에 꿈을 향한 그의 열정이 느껴지게 한다.
작사, 작곡, 퍼포먼스 등 곡의 모든 것을 직접 진두지휘한 점 역시 만족스럽다. 특히 댄스에 있어 일가견이 있는 만큼, 노래의 퍼포먼스는 단번에 대중의 시선을 뺏는다. 껌을 질겅이는 듯한 제스처와 현란한 무대 위 댄스 라인은 음악의 주목도를 더욱 높이는 일등 공신. 빈틈을 만들지 않고 꽉 묶어 만든 쫀득한 춤선과 곡의 호흡을 완숙하게 끌고 가는 표정 연기 등 작품에는 즐길 거리가 가득하다.
이러한 매력을 한 번에 느끼고자 한다면 뮤직비디오를 재생해 볼 것을 추천한다. 쿨하고 자유분방한 분위기가 가득한 영상에는 ‘GGUM’이 전하고자 하는 핵심이 그대로 담겨 있다. 껌 풍선이 부풀수록 커지는 자신감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연출과 라디오 부스에 난입해 방송국을 활보하는 연준(YEONJUN)의 모습은 발칙하고 당당한 그의 태도를 묘사한 것처럼 보인다. 특히 구형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한 듯 빈티지한 질감을 살린 화면은 뮤직비디오에 색다른 감성을 녹여내며 보는 재미를 더한다.
발매 이후 ‘GGUM’의 성적은 연일 승승장구 중이다. 완성도 높은 음악, 곡의 주도권을 잡고 음악을 끌고 가는 장악력 등은 물론 SNS 챌린지로 대중과 호흡하는 것에도 주저함이 없다. 댄스 장인답게 고난도를 포함한 두 가지 버전으로 안무를 나눠 다양한 사람들의 도전 욕망을 자극한 점 역시 현재 이 작품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사는 이유일 것이다.
노래는 일본 오리콘 차트 데일리 디지털 싱글 부문 1위를 비롯하여,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인 스포티파이의 데일리 톱 송(9월 19일 자) 차트에서도 한국, 태국, 사우디아라비아 등 7개 국가, 지역에 이름을 올렸다. 뿐만 아니다. 이 곡은 20일 오전 9시까지 32개 국가 아이튠즈 톱 송 차트에서 정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처럼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의 첫 솔로 주자 연준(YEONJUN)의 항해가 안정적으로 스타트 라인을 끊은 모양새다. 믹스테이프라는 자유로운 형식을 통해 음악적 외연을 넓힌 연준(YEONUN). 그의 여정에 자꾸만 눈길이 간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 매거진의 편집 방향을 반영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