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넷 플러스 로고

Plus Magazine

Mnet 프로그램 목록 페이지

[EXO] 올 겨울을 설레게 하는 ‘첫 눈 챌린지’와 소중한 윈터송 | PLUS MAGAZINE ORIGINAL

2024.01.02

 

| 글. 김태훈 (대중음악 웹진 IZM 필자)

 

 

 

 

하얗고 예쁜 눈이 펑펑 내려 온 세상에 소복하게 쌓이는 겨울이 오면, EXO(엑소)의 ‘첫 눈’도 어김없이 돌아온다. 2013년 12월, 스페셜 앨범 [12월의 기적 (Miracles in December)]의 수록곡인 ‘첫 눈’은 첫사랑을 떠올리며 시간을 되돌리고 싶어 한다는 내용의 따뜻한 어쿠스틱 팝으로, 타이틀곡은 아니지만 부담 없이 듣기 좋은 윈터송으로써 꾸준히 사랑받으며 ‘첫 눈 연금’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2023년, ‘첫 눈’에 12월의 기적이 일어났다. 발매된 지 10년이 된 곡임에도 주요 음원차트에서 1위를 달성해 새로운 역주행 신화를 썼고, 12월 9일에는 < 뮤직뱅크 > 1위 후보에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다. 2022년의 최고 달성 기록이 22위였던 것을 생각하면 더욱 놀라운 상승선이다. 이는 틱톡(TikTok)에서 시작된 ’첫 눈 챌린지’의 공이 크다. ‘첫 눈’의 스페드업(Sped Up) 버전에 맞춘 간단한 안무가 행복한 연말의 느낌과 맞물려 유행이 빠르게 퍼졌다. EXO(엑소) 멤버들 또한 관심과 사랑에 보답하듯, 직접 챌린지에 참여하기도 했다. 큰 이변이 없는 이상, ‘첫 눈’이 2023-24 시즌 최고의 윈터송 자리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겨울이 되면 돌아오는 곡은 ‘첫 눈’ 뿐만이 아니다. 크게 유행을 타지 않는 캐럴의 특수성 덕분에 발매된지 오래된 곡임에도, 오히려 듣지 않으면 섭섭할 정도의 위상을 가진 곡들이 많다. 2006년, SG워너비(SG WANNABE)의 김용준과 브라운아이드걸스(Brown Eyed Girls)의 가인이 함께 부른 ‘Must Have Love’가 대표적이다. 따라 부르기 좋으면서도 아름다운 멜로디와 혼성 듀엣의 달콤한 매력이 가득해 발매 당시에도 큰 사랑을 받았다.

 

2010년에 발매된 아이유(IU)의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Feat. 천둥 of MBLAQ)’는 독보적인 입지를 가지고 있다. 가슴 벅찬 크리스마스의 설렘과 특유의 음색으로 호평 받은 이 곡은 ‘좋은 날’로 아이유(IU) 신드롬이 일어났던 시기와 맞물려 인기를 끌었으며 지금까지도 국내 캐럴을 이야기할 때 절대 뺄 수 없는 위치에 있다. 기세를 몰아 2011년 11월에 발매한 두 번째 정규앨범 [Last Fantasy]의 타이틀곡 ‘너랑 나’는 동화처럼 포근하면서도 화려한 판타지 같은 곡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겨울의 분위기를 살리면서 그의 또 다른 윈터송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렇듯 곡 안에 직접적으로 계절감을 드러내지 않더라도, 발매 시기와 곡 분위기가 적절하게 맞물린다면 꾸준히 사랑받는 윈터송이 될 수도 있다. 아이유(IU)의 ‘너랑 나’와 활동 시기가 비슷한 원더걸스(Wonder Girls)의 ‘Be My Baby’도 마찬가지다. 가사의 내용이나 활동 콘셉트만 고려해 보면 겨울 특수를 겨냥하지는 않았지만, 즐겁고 통통 튀는 스타일이 캐럴과 같다는 반응을 얻으면서 원더걸스(Wonder Girls)의 대표적인 윈터송이 되었다.

 

이러한 소수의 사례를 제외하면, 윈터송은 특정 시즌에만 즐길 수 있는 감성을 최대한 살리고자 겨울의 이미지를 직접적으로 연상시키는 세션 구성과 가사를 보편적으로 지니고 있다. 그중에서도 포근함과 즐거운 감정을 동시에 살린 곡은 시간이 흐른 뒤에도 오랫동안 사람들 곁에 남아 겨울을 책임진다.

 

비투비(BTOB)의 미니 앨범 [The Winter’s Tale]에 수록된 ‘울어도 돼’와 ‘울면 안 돼’는 제목에서부터 서로 대비를 이뤄 감성은 다르지만 따뜻한 감성을 유지하는 캐럴이다. ‘울어도 돼’는 솔로의 외로움을 토대로 ‘산타 할아버지도 혼자야’ 같은 가사로 재밌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울면 안 돼’는 떠나간 연인의 행복을 바라는 내용을 겨울의 이미지로 아름답게 표현한다. 이 두 곡은 비투비(BTOB) 특유의 유쾌함과 아련한 스타일을 명확하게 드러내면서 그들을 상징하는 대표곡으로도 남았다.

 

2011년, 수많은 남자 아이돌 중에서도 유난히 상승세가 돋보였던 인피니트(Infinite)의 그해 마무리를 멋지게 장식한 ‘하얀 고백 (Lately)’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강렬한 비트와 멜로디, 멤버 간의 아름다운 코러스와 같은 기존 강점은 유지하되 담백하고 서정적인 스타일을 새롭게 살렸다. 2015년에 발매한 B1A4(비원에이포)의 ‘It’s Christmas Time’은 재치와 친근함이 돋보이는 가사, 중독성 강한 후렴과 캐럴의 전통적인 합창으로 분위기를 조절하는 후반부 구성으로 깊은 인상을 주었다. 이처럼 보이그룹의 윈터송은 공통된 시즌의 이미지 안에서도 그룹에 따라 스타일이 달라 다양하게 듣는 재미가 있다.

 

 

 

 

걸그룹의 윈터송은 업템포 위주의 밝고 들뜬 분위기가 인상적인 곡들이 많다. 대표적으로 러블리즈(Lovelyz)의 ‘종소리 (Twinkle)’는 속도감 있고 에너제틱한 일렉트로 팝과 순정만화 같은 기존 스타일에 겨울의 감성을 입혔다. 라붐(LABOUM)의 ’겨울동화’와 그들의 대표곡 ’상상더하기‘를 캐럴 버전으로 편곡한 ‘상상더하기 WINTER ++’ 또한 동심 가득하고 포근한 느낌으로 많은 호평을 받았다. TWICE(트와이스)의 ‘Merry & Happy’ 또한 사랑의 두근거림을 주로 노래했던 만큼, 이러한 성격에 잘 어울리는 상큼하고 가벼운 분위기로 인기를 끌었다.

 

소녀시대-태티서(Girls' Generation-TTS)의 스페셜 앨범 [Dear Santa - X-Mas Special]은 모든 트랙의 장르를 달리하면서도 짙은 계절감을 잘 살리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감성적인 발라드와 즐거운 팝을 조화롭게 이은 ‘Dear Santa’와 전작 ’Twinkle’처럼 펑키한 그루브의 연장선인 ‘I Like the Way’는 특히 인상적이다. 멤버 중 태연(TAEYEON)은 2017년, [This Christmas - Winter Is Coming]이라는 솔로 앨범을 발매해 보컬 역량을 한껏 살린 발라드 ‘This Christmas’, 자신만의 느낌으로 리메이크한 스윙 재즈 ‘Let It Snow’ 등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주었다.

 

레트로의 긴 유행에 따라 과거의 명곡을 재해석해 세대 간의 격차를 좁힌 윈터송도 있다. 더보이즈(THE BOYZ)의 ‘화이트 (White)’는 핑클(Fin.K.L)의 곡을 토대로 본인들만의 명랑한 느낌과 레트로한 감성을 적절하게 융합했다. NCT DREAM(엔시티 드림)은 H.O.T.의 히트곡이자 1990년대 대중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Candy’를 리메이크해 큰 성과를 거두었다. 전통적인 캐럴을 믹스해 호평받은 ‘JOY’, 감성적인 터치가 인상적인 어쿠스틱 팝 ‘사랑한단 뜻이야 (Candle Light)’에 이어 긍정적이고 밝은 윈터송을 또 하나 추가하는데 성공했다.

 

2020년대에 새롭게 등장한 윈터송은 무엇이 있을까. 2022년, SMTOWN의 겨울 앨범 [2022 Winter SMTOWN : SMCU PLACE]에 수록된 ‘Beautiful Christmas’는 Red Velvet(레드벨벳)과 aespa(에스파)의 콜라보 곡으로 경쾌한 스윙 리듬, 캐럴 종합선물 세트를 듣는 듯한 풍성함을 강점으로 두고 있다. NMIXX(엔믹스)의 ‘Funky Glitter Christmas’ 또한 다양하고 변칙적인 구성과 밝은 에너지로 좋은 반응을 이끌었다. CLASS:y(클라씨)는 12월 20일, ‘Winter Bloom’을 발매했다. 멤버 윤채원이 직접 작사에 참여, 풋풋한 사랑의 감정을 추위에도 피어나는 꽃에 비유한 가사와 축제에 온 듯 풍성한 브라스 세션이 인상적이다.

 

겨울은 언제나 설렘의 계절이다. 한 해의 끝이자 또 다른 해의 시작은 곧, 아쉬운 것을 뒤로 하고 새로운 미래를 그린다는 것이기도 하다. 차디찬 공기에 손발이 시렵지만, 그렇기에 서로의 온기를 더 소중하게 느낄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오로지 겨울에만 만날 수 있는 새하얀 눈과 크리스마스라는 대형 이벤트가 주는 순수함과 두근거림도 있다. 이러한 모든 요소를 음악으로 표현한 윈터송은 우리의 겨울을 낭만적으로 만들어주기에 더욱 소중하게 다가오는 것이 아닐까.

 

 

 외부 필자의 원고는 매거진의 편집 방향을 반영하지 않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