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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6] DAY6 Is Back to Heal Everyone’s Pain with [Band Aid] | PLUS MAGAZINE ORIGINAL

2024.09.11

 

| 글. 장준환 (대중음악 웹진 IZM 필자)

 

 

 

 

아직 무더위가 다 가시지는 않았지만, 올해 여름은 '데이식스(DAY6)의 계절'이라 불러도 거짓은 아닐 것이다. 그만큼 이들이 보낸 반년간의 행보는 그 누구보다 뜨거웠다. 올해 3월 모든 멤버가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와 완전체 컴백을 알린 미니 8집 [Fourever]를 기점으로 밴드는 유례없이 바쁜 나날을 보냈다. 음원 활동을 제외해도 각종 예능과 라디오는 물론 페스티벌 라인업의 명단에서도 이들의 이름을 볼 수 있었다.


데뷔 10년 차 밴드에게 내려진 햇살. 구호와 같은 후렴으로 가슴 깊은 곳부터 열기를 끌어낸 타이틀 ‘Welcome to the Show’가 차트 상단에 당당히 올라섰고 과거 명곡이라 불리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예뻤어'가 줄줄이 역주행을 알리며 막강한 음원 파워를 드러냈다. 공연으로는 장소와 규모를 가리지 않고 어디든 출중한 라이브 실력을 선보이며 왕관을 쓸 자격을 입증했다. 자연스레 수식도 바뀌었다. 이들은 어느덧 ‘아는 사람은 아는' 밴드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밴드 자리에 올라 있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미니 9집 [Band Aid]가 가지는 의미는 더욱 남다르다. 지금부터 이번 앨범을 더욱 깊이 즐길 수 있는 몇 가지 키워드와 배경지식을 준비했다. 감상에 앞서 가볍게 읽어보기를 권한다.

 

 

 

 

진정 웰’메이드' K팝


6개월 만에 울린 복귀 골든벨 속에서도 8곡이라는 든든한 분량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놀랍다 못해 경이로운 속도의 비결은 무엇일까. 이는 바로 멤버들이 직접 작곡 작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본인이 원하는 소리를 직접 구현할 수 있다는 건 어느 K팝 그룹도 따라가기 힘든 이들만의 장점이다. 여기에 밴드 체제를 유지하면서 맞춰온 합이 더해지면 완벽한 공정 시스템이 구축된다. 오랜 시간 함께해온 홍지상 작곡가의 참여 소식은 모든 톱니를 원활하게 만들어줄 윤활제와도 같다.  
 

실제로 여러 명곡이 이들의 손에서 태어났다. 원필이 주축이 되어 탄생한 ‘예뻤어'나 성진이 후렴구를 만든 것으로 유명한 ‘좋아합니다’ 등이 대표적. 단독 작사로 많은 이력을 보여준 Young K(영케이)야 말할 것도 없다. 도운 역시 오랜만에 작곡에 참여하며 화제를 끌었다.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젓는 것도 큰 용기다. 모두의 관심을 얻고 안정적 위치에 올랐을 때 새 음악을 발표해 강행 돌파를 시도하기란 어려운 일이기 때문. 하지만 팬들의 성원과 지지를 토대로 얻은 소중한 기회인 만큼 그 노력에 보답하고자 더 세차게 페달을 밟은 셈이다.

 

 

밴드 에이드가 가진 의미 


이번 작품에서 데이식스(DAY6)는 세상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고자 스스로 ‘반창고’가 되기를 택한다. 네 명이 결합한 형태인 ‘밴드'에 다른 단어(에이드)를 합해 언어유희를 유도한 것이다. 주제에 걸맞게 작품은 만인의 공감대를 어루만지는 노랫말로 이뤄진다. 다시 말해 이들만의 ‘힐링 에너지'가 가득한 트랙들이다.


이런 타이틀을 가져온 이유는 뭘까. 근래 한국 음악계를 강타한 키워드는 바로 ‘밴드 붐'이다. 코로나 종식 후 페스티벌과 공연 업계가 되살아나며 수요층이 증가하자 주춤했던 록 음악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덕이다. 비단 한국 뿐만이 아니라, 록의 부활은 지금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는 현상이기도 하다. 최근 팝 시장 또한 과거 시대를 풍미했던 여러 전설적인 록 밴드가 하나둘 재결합을 알리는 추세다. 오랜만에 신보를 준비했다는 반가운 소식도 여기저기서 찾아볼 수 있다.  
 

여기서 자신감이 드러난다. 많은 매체가 “한국에 밴드 붐이 올지” 질문을 던진 가운데 데이식스(DAY6)는 앨범 이름에 당당히 ‘밴드'를 내걸며 현상의 중심에 올라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다. 적어도 한국의 밴드 붐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우리를 반드시 언급하고 넘어가야 할 것이라는 의미다.  
 

흥미로운 점이 하나 더 있다. ‘밴드 에이드’는 과거 1984년 에티오피아 기근을 돕고자 당대 내로라하던 영국과 아일랜드 음악가들이 한데 모여 결성한 프로젝트 밴드의 이름으로, 순식간에 1억 5천만 달러가량의 막대한 기금이 모일 만큼 세계적인 화제와 영향력을 끌었던 사건이다.  
 

이 작명이 무게감이 다른 이유다. [Band Aid]는 록이라는 장르가, 더 나아가 음악이 아프고 병든 세상을 감싸안고 구할 수 있다는 희망이 넘치던 시기를 회상한다. 그리고 시대를 빛낼 수많은 명곡을 남긴 팝 스타와 밴드에 대한 경의를 표하는 작업이 된다.

 

 

 

 

 

더욱 다채로워진 사운드 


페스티벌 현장에 적격인 록 발라드 트랙으로 구성된 [Fourever]는 4인 체제로의 돌입을 알리며 팀원 간, 그리고 대중과의 호흡을 강조한 작품이었다. 이번 [Band Aid] 역시 그 의지의 연장선이다. 단단해진 연주력과 훨씬 다채로운 사운드를 구축해 팀이 가진 대중적 포용력을 전부 발산했다. 전작에서 얻은 노하우를 다듬어 강력한 무기로 바꿔온 셈이다. 


타이틀 ‘녹아내려요'부터 그렇다. 밝고 청량함을 매력으로 내걸어 앨범이 말하고자 한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형형색색 물감을 터트리며 회색빛 세상을 자기 색으로 조금씩 물들이는 뮤직비디오도 힘을 보탠다. 잘 안 풀리는 이 불합리한 세상 속에서도 포기하지 말고 함께 나아가자고 말하는 ‘망겜’과 아픔을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의지를 드러내는 ‘아직 거기 살아' 역시 따스한 가사로 상처를 어루만지며 희망을 전달하는 곡들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그 구원의 재료는 ‘록 사운드'다. 쾌활하고 흥겨운 에너지가 가득한 ‘도와줘요 Rock&Roll’의 제목부터 이미 눈치챘을 것이다. 수록곡 여기저기 재치 있는 오마주가 담겨 있다. Radiohead(라디오헤드), Oasis(오아시스) 등 브릿팝 밴드에서 얻은 영감을 겹겹이 쌓아 자기만의 스타일로 소화하며 K팝과 록 팬 모두를 사로잡을 지점을 마련한 ‘괴물'과 The Beatles(비틀스)의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은 시타르 운용이 떠오르는 ‘그녀가 웃었다'를 보자. 당대 청년들을 하나로 뭉치게 했던 영국 록의 손길이 담겨 있다.

 

받은 사랑을 다시 베풀겠다는 진심이 통한 것일까. [Band Aid]의 발매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뜨거운 박수를 보낸 것은 물론 수록곡 대부분이 벌써 차트 상위권에 올라 위력을 발휘하는 중이다. 그러나 데이식스(DAY6) 음악의 진가는 쉽게 사라지지 않고 오래도록 곁에 남아 맴돈다는 점이다. 언젠가 이 세 가지 키워드를 품에 안고 앨범을 다시 들어보자. 이들이 전하고자 했던 따스한 온기가 더욱 선명히 다가오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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